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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라 퍼플(The Color Purple)>은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 감독의 작품 중 국내에서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다. 스티븐 스필버그하면 떠오르는 그런 흥행성이 어쩌면 가장 적은 영화여서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의 팬들 중 일부는 <칼라 퍼플>을 그의 최고로 손꼽길 주저하지 않는다. 152분이라는 짧지 않은 러닝타임을 인종차별, 여성차별, 근친상간 등 갖은 시대의 야만을 굴하지 않고 이겨낸 한 여성의 이야기로 채워넣은 1985년 작품을 통해 우리 인류의 야만을 직시하게 한다.


<칼라 퍼플>은 엘리스 워커(Alice Walker)의 1982년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했다. 실제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소작농으로 태어난 엘리스 워커는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문화를 통찰력 있게 다룬 작품들을 발표했다. <칼라 퍼플> 속 여주인공인 셀리(우피 골드버그 역)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서 의붓아버지의 성폭행으로 아이 둘을 낳게 된다. 아들인 아담과 딸인 올리비아. 셀리의 아이들은 세상에 태어나자 의붓아버지가 데리고 가서 팔아 버린다. 이런 셀리에게 세상의 위안은 동생인 네티와 함께하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죽고 아이가 셋이나 딸린 앨버트(대니 글로버 역)가 의붓 아버지를 찾아와 네티(아코수아 버시아 역)를 아내로 줄 것을 요청한다. 의붓아버지는 네티 대신 셀리를 데려가라고 한다. 그렇게 앨버트의 아내가 된 셀리는 앨버트에게 맞으면서 하녀처럼 가사노동에 시달린다. 파란만장한 그녀의 삶의 무게는 더해진다.



어느 날 네티가 의붓아버지와의 삶을 피해 셀리의 집에 와서 살게 된다. 네티는 셀리에게 학교에서 배운 걸 가르쳐주며 지낸다. 둘은 잠시나마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하지만 학교에 가는 네티를 탐하려던 앨버트는 자신의 시도가 수포로 돌아가자 네티를 집에서 쫓아 낸다. 네티는 셀리에게 편지를 쓰겠다고 한다.


하지만 네티의 편집는 셀리의 손에 쥐어지지 않는다. 앨버트는 네티의 편집을 중간에서 가로채 셀리에게 전하지 않는다. 셀리의 핍박받은 삶은 계속된다. 심지어 목사의 딸이자 떠돌이 가수 셕(마거릿 에이버린 역)이 공연을 왔다가 몸이 안 좋아지자 앨버트는 셕을 자신의 집에 머물게 한다. 앨버트와 셕은 어릴 때 서로 연모하였지만 주위의 반대로 결혼을 하지 못했다. 셀리는 자신의 남편인 앨버트와 잠자리까지 같이 하며 집에 머무는 셕을 위해서도 따뜻하게 감싸준다. 이런 셀리는 위해 셕은 노래를 한 곡 만들어 사람들 앞에서 불러주기도 한다. 셕은 다른 지역에서의 공연을 위해서 떠나고 몇 년 뒤 결혼하여 남편과 함께 다시 앨버트의 집을 찾는다. 앨버트는 실망했지만 셕의 남편과 함께 즐겁게 술판을 벌인다. 그때 우체부의 편지를 우연히 셕이 대신 받게 되고, 셀리에게 온 네티의 편지를 셀리에게 주게 된다. 셀리는 그간 네티의 편지를 앨버트가 숨겨왔음을 알게 되고 셕과 함께 네티의 편지를 찾게 된다. 셀리는 앨버트에 대한 증오로 집을 나온다.



1937년 가을. 이민국에서 앨버트 집으로 셀리에게 보낸 편지가 도착한다. 앨버트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이민국으로 가서 네티와 아이들이 미국 방문 수속을 밟는데 협조한다. 네티와 아이들은 셀리의 집을 찾아와 감동적인 만남의 순간을 가지게 되고, 셀리와 네티가 밤늦은 시간 뜰에서 달빛을 받으며 옛날에 했던 손뼉마주치기를 하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비춰주며 영화는 끝을 맺는다.




이 영화에는 <오프라 윈프리 쇼>로 유명한 오프라 윈프리(Oprah Winfrey)가 소피아 역으로 나온다. <칼라 퍼플>은 오페라 윈프리의 데뷔작이기도 하지만, 그녀는 영화보다 토크쇼로 유명세를 떨치게 된다. 이 영화에서 소피아는 강인한 여성으로 나온다. 하지만 그녀 역시 어느 날 시장 부인이 하녀로 들어오라고 하자 욕을 하고 시장 부부와 싸움을 벌였다가 8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된다. 옥살이 후 소피아는 결국 시장의 하녀로 들어가게 되는 모습을 통해 당대의 부조리를 보여준다.


<칼라 퍼플>은 1986년 내셔널 필름 보드(National Film Board)에서 올 해의 작품으로 선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