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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인류사에서 가장 끔찍했던 재앙으로 기록되고 있는 중국 탕산시 대지진. 1976년 7월 28일 새벽 진도 7.5 이상의 대지진이 발생했다. 23초 때로는 20초도 안 되는 시간으로 보도 되는데 그 만큼 짧은 시간이었지만, 대지진은 24만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갔다. 당시는 문화대혁명 후기로 정부의 방침에 의해 피해 실태가 대부분 은폐되어 있다고 전해진다. 사망자 수도 60만 이상일 것이라는 비공식 보도가 있을 정도이다.


영화는 1976년 7월 17일 오후에서 시작한다. 쌍둥이 남매 팡떵(Jingchu Zhang)과 팡다(Chen Li)를 트럭에 태우고 가던 아이들의 아버지는 거대한 메뚜기 떼를 보면서 태풍일 올 모양이라는 말을 한다. 여느 때처럼 평범한 일상이었지만 선풍기를 사서 조금은 특별한 날이다. 아이들은 차에서 내려 먼저 집으로 간다. 어머니와 함께 선풍기 바람을 쐬고, 퇴근한 아버지와 함께 밥을 먹고, 대야에 담궈둔 토마토를 오빠인 팡다가 혼자 먹자 팡떵은 자신도 먹고 싶다고 한다. 엄마는 내일 사다놓겠다고 하지만 팡떵은 거짓말이라며 토라진다.


무더운 새벽, 부부는 트럭 짐칸에서 사랑을 나누려 들어갔다. 잠시 뒤 요란한 흔들림 때문에 고개를 들자 심상치 않다. 지진이 왔음을 알고 아이들이 있는 집으로 향하지만 때는 늦었다. 하지만 아내는 집으로 띄어 들어가려고 한다. 이 때 남편은 아내를 잡아 끌고 자신이 대신 집으로 달려 간다. 곧 건물은 붕괴된다.



간신히 아이들이 콘크리트 더미에 깔린 걸 알게 된다. 하지만 둘 중 한 명만 구할 수 있는 상황이다. 아이들의 엄마는 둘 모두 살려달라고 애원하지만 어쩔 수 없이 아들을 택하게 된다. 죽은 딸 아이는 아비 옆에 내려 놓고 통곡한다. 그런데 죽은 줄 알았던 딸, 팡떵은 빗속에서 홀로 일어나 걸어 간다. 이를 본 군인에 의해 피난 대피소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구조팀으로 온 군인 부부에게 입양된다. 



10년 뒤 탕산.어머니의 기대와 달리 팡다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친구들과 항주로 향한다. 군인 부부에게 입양되었던 팡떵은 인근에 있는 대학을 가길 바라는 양어머니의 바람과 달리 의대에 진학한다. 향주의학대. 팡떵의 양아버지는 향주에 내려 두리번거리던 중 팡다의 인력거를 타고 향주의학대에 가게 된다. 더운 여름 기숙사에서 마침 팡떵은 졸업반 선배와 함께 있었다. 양어머니의 투병 소식을 접하고 고향으로 내려가 어머니의 곁을 지킨다. 양어머니는 팡떵에게 시계와 통장을 남기고, 숨을 거둔다. 장례를 치루고 시간이 흘렀을 때 팡떵은 임신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남자친구는 지우길 원한다. 그렇지만 팡떵은 지진에서, 시쳇더미 속에서 살아난 기억 때문에 아이를 쉽게 지울 수가 없다. 학교를 그만두고 아버지 곁도 아닌 홀로 아이를 낳기 위해 떠난다. 


1995년 탕산. 고향으로 가는 차 안에서 팡다는 여자친구에게 어머니 마음에 안들면 안된다고 한다. 왜 냐고 여자 친구가 묻자 팡다는 이렇게 답한다. 어머니는 나에게 세 번 생명을 주셨다. 첫째는 낳았을 때고, 둘째는 폐렴 때문에 다들 포기하라고 했을 때에도 포기하지 않고 살려낸 것이고, 셋째는 지진 때 자신을 살려준 것이라고. 팡다는 자신의 차 BMW를 어머니 집 근처에 데고, 여자친구와 어머니를 뵙는다. 항주에 오면 집을 사주겠다고하지만 어미니는 완강히 반대한다. 탕산에라도 집을 사주겠다고 하지만, 그 역시 어머니는 반대한다. 20년 동안 남편과 딸 팡떵에게 지진 후 이사한 집 위치를 말해왔는데 다시 바꿀 수 없다고 한다.


2008년 항주 여행사. 팡다의 관광회사 건물이 잠시 흔들리자 직원과 고객들이 당황해한다. 하지만 팡다는 침착하다. 이 정도 작은 지진은 아무것도 아니면 만약 큰 지진이라면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걱정하지 말고 일 하라고 한다.


다시 탕산에 지진이 발생한다. 외국 남자와 결혼해 살던 팡떵 역시 뉴스를 통해 소식을 접하고 고국으로 날아온다. 무너진 건물의 잔해 속에서 허기를 떼우던 중 우연찮게 팡다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팡다의 관광버스 차를 타고 함게 어머니를 보러간다. 어머니는 무릎 꿇고 운다. 팡떵은 어머니를 달래고 잘못해다고 한다. 뒷날 아버지의 무덤을 찾은 가족, 팡떵의 관을 보며 팡떵은 32년간 기다려준 어머니께 사죄하며 운다.


이 영화를 만든 펑샤오강 감독은 어느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2008년 5월, 사천 대지진 이래 자연재해 앞에서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하는 나약한 중국사람들에게 자연으로부터 받은 고통을 감추지 말고 살아남은 자들의 힘겹고 서글픈 삶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