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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코에서 장 보기 전에 피자와 비프샌드위치를 먹었는데도, 오는 길에 출출해서 그간 가보고 싶었던 차이나타운의 만두 맛집 신발원을 찾았다. 탐앤탐스 옆 주차장에 주차하고 차이나타운으로 들어서면 굳이 길을 찾지 않아도 단박에 알아볼 수 있다. 사람들이 유일하게 줄 서 있는 곳. 'Since 1951' 신발원이라는 빨간 바탕에 황금색 간판을 아래 벽쪽으로 사람들이 옹기종기 줄을 서 있다. 잠시 뒤 점원이 나와 포장하실분을 외치며 줄에서 포장만 해갈 손님들을 솎아 준다. 



기다리는 동안 '이바구 자전거'가 지나가는 것을 여러 번 볼 수 있었다. 부산역 일대에서 전기자전거로 골목길 투어를 해주는 모양인데, 여성분들이나 커플들이 주로 고객인 모양이다. 나이든 운전기사 분이 지나가며 요것저것 설명해주는 그림이다. 줄이 줄어 알림 판 앞까지 왔다. 백종원의 3대 천왕에 소개된 이후 손님이 급증한 모양이다. 



어느새 줄은 입구 앞까지 줄고 입구에 세워둔 소개된 방송 리스트도 볼 수 있었다. 백종원의 3대 천왕 외에도 생활의 달인, 아빠를 부탁해, VJ특공대 등등에 소개된 모양이다.



이곳이 줄을 설 수 밖에 없는 결정적인 이유는 매장이 작다. 12명이 앉으면 그만이다. 홀에 2인 테이블 도합 6개가 끝이다. 그리고 실내에 들어선 후 주문을 받아 만두를 찌고 굽기 때문에 실내에 착석해서도 기다려야 된다. 창 너머 보니 나이 지극하신 분들께서 콩국을 드시고 계셨는데 원래 이곳을 즐겨 찾던 분들인 듯 했다. 콩국에 찐만두 한 접시.



자리에 앉아 기본 상차림을 해주고 주문을 받아갔다. 직원이 곁에 오길래 고기만두, 군만두, 콩국수 하나씩 주세요했다. 대답 없이 종업원이 몸을 틀고 가버려서 주문이 된건지 잠시 아리송했는데, 때마침 카운터에서 들려오는 소리. "하나, 하나, 하나 있어요." 이곳 신발원에서 탑 메뉴가 정확히 그 순서인 모양이다.



고기만두가 먼저 나왔다. 8개에 5,000원. 만두피가 과하게 쪄진 듯 흐물흐물했다. 이 집 만두의 특징인지 만두소에 비해 만두피가 커서인지 소와 피가 따로 논다. 만두피는 얇고 그다지 쫄깃하지는 않은 식감이었다. 소는 쥬이시했고 담백했다. 특히 소가 고기와 파 외에는 눈에 들어 오는 게 없었다. 고기 잡내를 잡기 위해 생강은 조금 들어 가겠지만, 일반 만두집에서 저급한 고기를 다져서 후추를 듬뿍 버무리는 것과는 대비되는 맛이었다. 소에 들어가는 고기 자체를 조금 나은 걸 써서 굳이 다른 맛과 향을 첨가할 필요가 없는 것 같다.



군만두는 6개에 5,000원인데 그 빵빵한 생김과 색감이 그저 맛스럽다. 쥬이시하고 소는 고기 파 부추 등이 들어 있다.



콩국은 일반 콩국에 비해서 달거나 짠맛이 거의 없는 밍숭맹숭한 맛이다. 테이블에 있는 소금과 설탕으로 간을 해서 입맛에 맞게 먹으면 된다. 같이 나오는 과자라고 하는 빵 조각은 콩국에 넣어서 살짝 불었을 때 같이 먹으면 된다. 콩국을 떠먹는 스푼이 옛스럽다.



계산을 치를 때 찍은 주방 모습. 세 분이 손으로 만두를 빚고 있고 한 분은 만두를 찌고 한 분은 설겆이를 담당하는 것 같다. 





신발원을 나와 길을 걷다가 본 다른 만두집. 마가 만두. 이곳이 원래 차이나타운에서 만두로 유명했던 집이고, 신발원이 유명세를 탄 건 최근이라고.


1951


신발원

만두와 빵을 파는 중국집

부산시 동구 대영로 243번길 62

051-467-01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