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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도 역시 새벽 5시쯤 일어나 호스텔을 나왔다. 편의점에서 20oz쯤 되는 컵에 가득 커피를 받아서 훌쩍훌쩍 마시며 거리를 걸었다. 국내에는 흔치 않던 셀프 주유소 마저도 이색적인 아침 길이었다. 걷다보니 비치 애비뉴 근처에 있는 공원까지 갔다. 아침 9시경이었는데, 보슬비가 내리던 아침이었는데, 그때까지 조깅을 하고 개에게 공을 던지며 노는 사람들은 볼 수 있었다. 무척이나 여유로운 방관자의 아침이었다.



다시 다운타운으로 발길을 옮겼다. 그러다 건물이 멋져 들어 간 곳이 도서관이다. 인구 200여 만명의 밴쿠버시에 이토록 멋진 도서관이 있다니! 더구나 밴쿠버 공립 도서관(Vancouver Public Library, VPL)은 21개의 분점이 있다는데 이 지점이 Central Branch로 행정의 중심이라는 설명에 더욱 놀랐다. 더더욱 놀라운 건 도서관에 구비 된 자료의 대부분이 손을 많이 탄 흔적이 있다는 점이다.


여행객도 도서관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었다. 서비스 데스크에서 카드 발급받아서 인터넷도 사용하고 책도 빌려 읽고 한 달간 밴쿠버에 체류하는 동안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곳이 이 아름다운 도서관이었다. 세계 각지에서 오는 현지 신문을 눈구경 하는 것만으로도 반나절이 훌쩍 지나가곤 했다.



도서관을 나와 하버센트레에 들려 잠시 야경 구경을 하고 호스텔로 갔다.



도서관 광장에서 담배를 태우고 있는데, 대학생으로 보이는 여자 한 명이 다가와서 담배 있냐고 물었다. 잠시 뜸을 들이니 1달러에 사겠다고 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담배 한 개비 팔았다. 이 나라 담배값이 비싸긴 한 모양이다.


며칠 뒤에 갔더니 밴쿠버 도서관 직원들이 피켓을 들고 파업 중이었다.









+ 2007년 7월 15일부터 8월 14일까지 캐나다 밴쿠버에 체류했다. 이 글은 여행 후 우리나라에 돌아와 적은 글이다. 비공개 블로그에 있던 글을 옮겨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