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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서사를 떠나서, 니콜 키드만과 주 드로와 르넬 젤위거, 나탈리 포트만 등 대단한 배우들이 출연한 점을 떠나서, 이 영화는 1860년대 미국 남부 시골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 장면이 그림이다. 그 것만으로도 영화를 볼 이유가 된다. 아름답다.


찰스 프래이저(Charles FRazier)의 소설 콜드 마운틴(Cold Mountain)을 기반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1864년 피츠버그 전장에서 시작한다. 생지옥 같은 전장과 평화롭던 노스캐롤라이나 한 시골에서 두 남녀가 처음 만나 애틋하게 사랑을 싹틔웠던 과거를 교차 편집하면서 보여준다.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콜드 마운틴에 오게 된 이방인 에이다 몬로(니콜 키드먼)과 지역에서 특정한 직업 없이 주로 목수일을 하던 인만(주 드로)이 서로에게 빠져든다. 하지만 이들의 만남은 남북 전쟁의 발발로 헤어짐을 맞게 되고 둘은 나눠 가진 사진 한 장과 짧은 입맞춤의 추억만으로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린다.



한 달이면 돌아올 것이라던 처음과 달리 전쟁이 길어졌다. 그 사이 에이다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사는데 필요한 실용적인 지식과 재주라고는 배워본 적 없는 에이다는 홀로 남게 된다. 현실의 곤궁함 속에서도 인만에 대한 그리움으로 기약 없는 편지를 쓰며 삶을 살아간다. 같은 시간 인만은 총상을 입고 병원에서 탈출을 시도한다. 에이다는 편지를 쓴다.

No word from you.

If you fighting, stop fighting.

If you marching, stop marching.

Come back to me.

Come back to me is my request.

인만은 에이디의 사진과 에이다로부터 받은 편지 세 통을 가지고 병원에서 오로지 에이다를 만나기 위해 탈출 한다. 탈영병과 탈영병은 도운 자는 즉시 살인에 처하며, 그 재산은 몰수하는 상황 속에서 인만은 산과 강을 건너 에이다로 향한다. 잠잘 곳을 찾던 인만이 찾은 인가에서 전쟁으로 남편을 잃고 홀로 아이를 키우는 사라(나탈리 포드만)은 인만에게 먹거리와 옷을 주며 헛간에 잠을 재우려다, 욕정 때문인지 인만을 침대로 끌어 들인다. 하지만 이내 남편에 대한 그리움 때문인지 울음을 터뜨리고 인만은 사라를 다독이며 재운다. 

Men dead, women left.

에이다는 일을 도와주러 온 튀스(르넬 젤위거) 덕에 태어나 처음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술을 배우기 시작한다. 우리를 손보고, 피아노를 팔고, 요리를 배우며 살아가는, 살아남는 법을 배운다. 의용군 대장의 횡포에 죽은 줄 알았던 튀스의 아버지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산을 올랐던 에이다는 인만과 재회하게 된다. 둘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같은 방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하지만 다음 날 산을 내려오던 에이다 일행은 의용군과 마주치고, 총격전 중에 인만은 그만 죽게 된다. 언젠가 우물에서 봤던 그대로 까마귀가 날고 인만이 비틀거리며 걸어오다 털썩 주저 앉는다. 



시간을 흘러 화창한 콜드 마운틴의 어느 날이다. 에이다는 딸과 튀스와 그녀의 가족과 함께 나무 아래서 즐겁게 식사를 함께 하며 영화는 끝을 맺는다.